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실수하거나 실패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흔히 그 순간을 빨리 잊으려 하지만, 저는 실패를 기록하는 방법을 통해 오히려 그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마음이 불편했지만, 계속 쓰다 보니 그 속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실패의 기록을 통해 얻은 변화와 배움, 그리고 진짜 용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실패를 글로 남긴다는 것의 의미
우리는 대부분 실패를 외면하거나 빠르게 잊으려 합니다. 실수는 창피한 것이고, 남에게 보이기 싫은 약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한때는 그래왔습니다. 어떤 일을 잘못하면 머릿속에서 지우려고만 했고, 되도록 그 감정을 꺼내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실패를 기록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글귀를 보게 되었고, 그 문장이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매일 밤, 짧게라도 ‘오늘의 실수’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줄 쓰는 것도 어렵고, 내 안의 약점을 드러낸다는 게 껄끄러웠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단지 ‘실패했다’는 감정에서 벗어나,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를 정리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실패가 그리 두렵지 않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글로 쓰는 행위는 나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해는 점점 ‘괜찮아, 다시 해보자’는 따뜻한 격려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실패를 적는 일이 습관이 되었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가장 솔직한 시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시간은 저를 채찍질하는 대신, 조용히 다독이며 나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기록은 나를 회피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좋은 연습입니다.
2. 용기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거창한 행동에서 찾으려 합니다. 큰 결심, 대단한 도전, 두려움을 이겨내는 무언가로만 생각하죠. 하지만 제가 실패를 기록하며 배운 진짜 용기는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실수 앞에서도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다시 해보자는 마음을 먹는 일, 그것이야말로 제가 느낀 진정한 용기였습니다.
기록을 시작하면서 저는 매일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작은 실수 하나만 해도 ‘나는 왜 이럴까’, ‘왜 이것도 못 하지’라는 자책이 자동처럼 따라왔습니다. 하지만 기록을 통해 그 감정을 받아들이고, 실수를 인정하는 연습을 하다 보니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실패한 그 순간을 글로 다시 떠올릴 때면 처음에는 다시 부끄럽고 속상했지만, 곧 이어 ‘그때 나도 최선을 다했잖아’, ‘다음에는 다르게 해볼 수 있어’ 같은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들이 바로 용기를 키우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아주 작고 사소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그 어떤 용기보다 더 소중한 변화였습니다. 기록은 단지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을 넘어, 실패한 나를 받아들이고 위로하는 가장 따뜻한 도구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하루하루 실패 속에서 내면의 용기를 발견해 갔습니다.
3. 완벽함이 아닌 반복이 진짜 성장이다
처음엔 저도 완벽해지고 싶었습니다. 한 번에 잘하고 싶었고, 실수하지 않고 깔끔하게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날이 훨씬 많습니다. 그때마다 무너지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죠. 하지만 기록은 저에게 그런 마음을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매일 쓰는 습관은 아주 작고 평범했지만, 그것이 쌓이면서 저를 조금씩 바꿔놓았습니다. 기록을 하다 보니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안에서 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발표 자리에서 말이 막히던 저였지만, 최근에는 떨리더라도 끝까지 말을 마치게 되었고, 예전보다 차분하게 회의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글을 읽으며 제가 직접 느낄 수 있었고, 그게 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실패를 단순한 결과로만 보지 않고, 하나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생기면서 마음이 훨씬 단단해졌습니다.
이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에도 기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실수와 실패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방향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는 기록이라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성장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실패를 기록하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큰 힘이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실수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연습이며, 다음을 위한 용기를 키우는 과정입니다. 저에게 기록은 거창하지 않지만 분명한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제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하나의 이야기로 남기려 합니다.
기록은 나를 아끼는 방식이며,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작은 실패를 적어보며 내일의 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